#시2 전봉건, 「사랑」 사랑한다는 것은 열매가 맺지 않는 과목은 뿌리째 뽑고 그 뿌리를 썩힌 흙 속의 해충은 모조리 잡고 그리고 새 묘목을 심기 위해서 깊이 파헤쳐 내 두손의 땀을 섞은 흙 그 흙을 깨끗하게 실하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모진 비바람이 삼킨 어둠이어도 바위 속보다도 어두운 밤이어도 그 어둠 그 밤을 새워서 지키는 일이다. 훤한 새벽 햇살이 퍼질 때까지 그 햇살을 뚫고 마침내 새 과목이 샘물 같은 그런 빛 뿌리면서 솟을 때까지 지키는 일이다. 지켜보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 전봉건, 「사랑」 좋다. 2017. 4. 18. [책/시집] 인간이 버린 사랑 / 이이체 대부분은 뭐라는 걸까 싶은 시들을 담고 있는 시집이지만 이 시 만큼은 나는 나에게 버림받는 것보다 당신에게 버림받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그 지난한 머무름의 곁에는 서로 닮지 못할 삶이어도 거듭 서로를 길들이는 투명한 포옹이 있습니다 나와 당신이 각자의 사연으로 써 내려갔던 엽서들이 어느 세계의 끝에 닿으면 그때 비로소 나와 당신은 우리가 될 수 있을지요 2016.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