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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휴게실에서 어떤 모녀(아이는 아주어렸다 초등학교도 안들어간)가 컵라면 물을 붓고 자리를 옮기는데
아주머니가 젓가락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책상에 놓고 바로 앞자리로 옮겼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가 언젠가부터 '쓰레기는 잘 처리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바로 눈 앞에!
그래서 '어... 저거 버리셔야 하는 거 아니예요?'했는데 아주머니랑 눈을 마주치며 섬찟했다.
아주머니라고 하기도 뭐한게 30대초반정도이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는데, 음... 눈빛이 왜 동태눈빛이라고 하는 거 소설에서 썩은 동태 눈빛. 딱 그 느낌이었다.
멍하고 초점도 없고, '아... 네 이따가 제가 치울게요'하면서 설핏 웃는 느낌이었는데 무서웠다. 이런 사람이 사소한 거에 앙심품고 범죄 저지르겠구나 싶은 딱 그런 느낌.
그런데 그 둘이 옮긴 자리가 내 옆이어서 둘이 대화하는 걸 본의아니게 엿듣게 되었다(?!)
조금 큰 컵라면 하나랑 쪼그만컵 하나 이렇게 두개였는데 그저께도 딸에게 컵라면을 먹인 듯 싶었다. '그저께 먹은 짬뽕이랑 이거 중에 뭐가 더 맛있어?'라고 딸에게 묻고, 딸은 거의 안 먹었는데 좀 이따가 엄마가 배고파서 하며 큰거 작은 거 둘다 먹는데 난 너무 당황 @_@
물론 컵라면을 먹일 수 있다! 휴게실이 시원하고 쾌적해서 여름에 사람 많았고, 아이들이랑 같이 오는 부모들도 많다. 그런데 보통 부모들이 아이들과 컵라면을 먹으면 컵라면만 먹지 않는다. 과일을 싸오든, 삼각김밥이든 컵라면말고도 이것저것 챙겨서 같이 밖에서 먹는 별미(?) 느낌이 커서 보면서 '저런 것도 추억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이상했다. 딱 컵라면 두개만 먹었다. 나는 앉아있다가 나와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 눈빛과 그 먹는 상황에서의 위화감이 굉장히 컸다.
친구한테도 얘기하고 엄마한테도 얘기하면서 느낀건데, 음... 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돈이 없는? 또는 못 배운? 둘 다 해당이 되려나?
하여튼 그런 상황이겠다로 추측하게 되었다. 아이한테 학대다 싶었다 정말... 아무리 돈이 없어도 밖에서 돈쓰며 컵라면 사먹는 것 보단 집에서 쌀에 김이나 김치라도 놓고 먹어야 하는데 아닌가... 라고 생각하다가 집이 설마 없는걸까 라는 생각까지 갔는데 집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배우고 익히고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이유를 절실히 알았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 생각이 크지 못하고 몸만 커서 생식기능만 할 수 있게 되면 정말 최악인 것 같다. 의식이 있고 없고의 차이. 적어도 그렇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이는 낳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이를 보지 않으면 나가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아아ㅏ아아아 모르겠다.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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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과는 끊는 게 답이다.
상처주는 말도 폭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폭력이건, 가해자는 기억을 잘 못하거니와 심각성도 모른다.
피해자만 오지게 힘듬. 피해자가 되느니 가해자가 되겠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뭐 심각하게 그래? 별것도 아닌데? 그게 뭐라고. 내가 그때 뭐라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특징은 똑같이 당하면 부들부들 견디지를 못한다.
아니 똑같이 당하는 거 까진 아니어도 그거에 대해서 지적만 당해도 부들부들부들 분노분노 으악!하더라고...
그래서 내 주변에는 예쁜 말, 예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남아있는 거 같다.
뭐든지 가지치기가 필요한 거 같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집중하는 거에, 남에게 피해입히지 않고 살려면.
관계건, 목표건, 욕심이건 가지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counterpart로 인해 나에게 미치는 악영향, 예를들면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함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짐 +a로 많겠지만 또 이걸로 인해 내가 진짜 내 모습을 가지지 못하면 남에게도 피해 입히는 것 같다.
근데 안타까운 건 내가 이렇게 살려고 노력해도 내 주변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남아있다는 것.
내가 어쩔 수 없는 존재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싶다. 나한테 왜 이럴까. 내가 왜이렇게 힘들어야 할까. 이랬는데
이런게 운인 거 같다. 그냥 적절히 무시하고, 적절히 흘리고, 적절히 만족하는 법을 익혀야지. 또는 익숙해져야지.
그리고 또 슬퍼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건 늙어가는 것만 같아서ㅜㅜ...
푸후푸후후ㅜㅎ후
우울해졌나 싶지만 이건 매우 긍정적이다ㅎㅎ 왜냐면 내 마음이 불편해서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글을 쓰는게 아니니까.
생각의 방향이 잡혀가는 느낌. 내가 나를 세워가는 느낌이라 좋다.
사람에게는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참 중요하다고 하는데 물론 큰 성공의 경험들이라면 더 좋겠지만ㅎㅎ
수요일에 작은 성공의 경험을 하나 획득해서 지금 자존감 찰랑찰랑해 !
나에게 '명상'은 참 잘 맞는 거 같다.
생각 많은 나에게 불안걱정이 많은 나에게 크게 쉼호흡하고 아무 생각없이 있을 수 있는 거 그 자체가 힐링이다.